CI보험이란, 유독 뇌와 심장 질환에 있어 보험금을 받기 어려운 보험이다.
이 질병들에 대한 보험금을 해당 ①질병 코드가 일치하는 것은 당연하고, 해당 질병이 ②"중대한" 상태가 되어야 지급한다.
가입할 땐 몰랐는데, 보험사고를 겪고 보니 그러하단다. "중대한"이라는 증권 속 문구는, 의료기관이나 환자 가족에게 있어 추상적인데다 자의적이어서 금전이 오가는 계약에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로 보인다.
환자에겐 물론이고, 의사에게도 뜬구름 잡는 소리인
"중대한"이란 단어가 보험사에게만 또렷한 뜻을 지닌다.
게다가 상품명에 CI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상품명에 CI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는 쉽게 알 수 있다. 의미를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CI 보다, 친근한 영단어를 나열하거나, 아예 다른 이름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었다. 숨기려는 의도는 없는 듯 하고, 마케팅 목적으로 전문용어를 쉬운 용어로 바꿔서 상품명을 삼은 느낌이 강하다.
삼성생명의 리빙케어, 미래에셋생명의 슈퍼케어들이 CI보험이며, 이 외에도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가명을 가졌다.
CI보험은 의외로 그 기원을 알아야 이해에 도움이 되는데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CI 보험의 기원
관련 글: The History Of Critical Illness Insurance
1967년 남아프리카에서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심장이식수술을 최초로 성공한 심장외과의가 있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수술을 해주고, 5년 ~ 6년이나 생존시키는 대단한 업적을 자랑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것의 사회적, 재무적 함의를 깨닫게 되었다. 생명보험은 사망진단에 의해서만 지급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나의 환자들은 수 년을 더 살게 되었지만, 이 기간동안 재무적으로는 사망하는 것이나 매한가지였다"
- Marius Barnard 박사
CI 보험은 보험회사가 만든 것이 아니라 Marius Barnard라는 이 심장외과의가 만들었다.
평균 수명도 짧고, 암∙감기∙폐렴 따위로도 쉽게 사망에 이르러, 보험이라곤 생명보험 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이 때 큰 수술을 겪고 근근이 살아낸 환자들이, 죽기 전까진 사망보험금의 혜택을 받지 못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만든 보험이 CI 보험이다.
- 질병에 걸리면 진단금 주는 보험(X)
- 죽을 병에 걸리면, 사망보험금을 미리 당겨주는 보험(O)
1.과 2.는 비슷해 보이지만 또렷이 다르다. 1.의 컨셉으로 판매했다면 고객은 실망할 수 밖에 없다. CI 보험의 기원은 명백히 2.의 인도적 취지에서 시작한다.
CI 보험 문제점의 출발선은 "Critical"의 번역에서 시작한다
필자는, 애초에 CI(Critical Illness)보험을 들여 오면서 Critical을 "중대한"이라고 번역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Critical에 대한 아래의 세가지 번역에서 느낌을 비교해 보자.
- 중대한 급성심근경색에 진단금 8천만원
- 치명적인 급성심근경색에 진단금 8천만원
- 사망에 준하는 급성심근경색에 진단금 8천만원
현재 CI 보험에 쓰여지고 있는 1.의 "중대한"의 경우, "세상에 심장마비인데 중하지 않은 것이 어딨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가입자에게 중대한 급성심근경색은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말로 받아들여진다.
일반인들의 당연한 생각이다. 여기서 심장마비, 나아가 심장병 모두에까지 아우르는 것 아닌가 기대마저 있는 것 같다.
이 Critical을 2.의 "치명적인"이라고 번역을 했더라면 이토록 많은 민원에 휩싸이진 않았을 것이다. 혹은, 마지막의 "사망에 준하는 급성심근경색" 정도 되면 대부분의 오해를 불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식으로 번역했을까.
답은 "영업"에서 찾는 게 옳을 듯 하다. 이런 보험인 줄 알게 되면 가입이 적을 것이라 지레 두려웠던 것이다. 위의 1. → 2. → 3.으로 갈수록 오해가 줄어들 것이고, 판매도 저조했을 것이다. 영업사원만 탓하기보다는 애초에 영업목적으로 애매하게 번역한 보험사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가입자의 기대와 상품이 다른 이유를 알게된 것과 별개로, 내 보장을 리모델링하고 싶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아래를 살펴보자.
CI 보험에 대한 리모델링을 하자면
CI 보험의 단점은 뇌/심장에 대한 "중대한"이라는 문구와 80세 보장의 2가지로 압축된다. 리모델링을 고려한다면 아래의 방식을 번호순으로 권한다.
- 해약보다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만 소액으로 보완하라. 뇌경색과 허혈성심장질환도 보완하면 더 좋다.
- 감액완납을 고려하라. 새로운 보험으로 보완할 여력을 만들어 준다.
보장 기간은 그대로인데, 지금까지 낸 보험료로 보장을 줄여서 더 이상의 납입을 하지 않게 해준다. - 상품을 갈아 탈거면 GI보험을 추천
우리가 짧은 안목의 영업으로 좋은 보험 다 구겨놨으니, 한국인이 특이한 보험을 출시한다. 이른바 GI보험. Critical(치명적인) 질병이 아니라 General(일반적인) 질병에 보장을 해준다. 위에서 말한 CI의 가성비를 묶음 담보 형태 그대로 이어 오고 있다.
위의 조언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조언일 수도 있다. 실제로는 아래의 포인트들을 확인하길 바란다.
최선의 CI 보험 리모델링은 추가 정보에 따라 현격히 달라질 수 있다
위에 보인 3가지 방법은 CI 보험 소유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 처방이다.
실제 소유하고 있는 상품의 ①상품명(에 따른 상품 고유 기능), ②가입시기, ③소득상황(외벌이, 맞벌이), ④기타 보장 현황, ⑤병력 현황 등에 따라 맞춤형 상담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약관을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고, 주계약/특약별 환급액 현황등 따져야 할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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