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은 듯한 오래된 PC를 활용해서, FreeBSD를 설치, 자작 나스(NAS)를 만들어 쓰고 있다. 원래는 IDC에 넣어 두었던 녀석인데, 직업을 바꾸며 나의 장난감으로 갖고 놀고 있다. 예전엔 DB, Web, Mail까지... 많은 일을 해주던 PC이다.
지금은 세상이 좋아져서, DDNS로도 개인 용도로는 쓸만하겠다 싶어 세팅을 마쳤더니, 기대 이상이다. 다들 시놀로지, 시놀로지 하는데 나보고 그것으로 바꾸라면 돈 받고도 못 한다. 써보진 않았지만, 기성품이 자작 만큼 맞춤이 가능할까 싶다.
- 설치는, 내 집에 두기에 아래의 문제가 거슬려서 중고 PC를 매매하는 형님의 사무실에 고정으로 취직 시켰다. 대신 형님께 Plex Media Server에 계정을 제공해 드리고, 무선 공유기가 없으셨기에 무선환경을 선물 해 드렸다.
- 전기세 문제 : 이건 별로 크지 않은 문제인 듯 하다. 가정에서 쓴다면 1달에 1만원 가까이 나오지 않을까...
- 소음 문제 : TV든, 라디오든 조그만 불빛, 조그만 소음도 자려면 신경 쓰이기 마련이기에, 이게 사실 좀 큰 문제다.
- 고정 주소는 ipTime의 A5004NS 유무선 공유기에 내장된 DDNS를 쓰고 있다. 고정 주소가 되고 나니 메일1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모든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ASUS의 유무선 공유기를 추천하는데, 나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특히 DDNS 서비스가 굉장히 안정적이어서 그러하다.
나스란 무엇일까
나스란 Network Attached Storage를 이니셜로 부르는 것이다. 구축하면 아래와 같은 푸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료가 사무실에 있는데 집에서 작업하려니 난감하네.
자료를 나만의 서버에 올려두고 어디서든, 더블클릭으로 열어서 사용이 가능하다.
자료가 2곳에 있어서 동기화를 하는 형태가 아니다. 애초에 자료가 1곳에 존재하니 어떤게 최신 작업본인지 확인이 필요없고, 동기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
노트북 자체 저장용량을 늘리려니 너무 비싸!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저장공간은 조금만 키워도 비용이 훌쩍 뛰는데다, 외장형 저장장치를 갖고 다니자니 주렁주렁 불편하기 그지 없다.
필자는 속도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대량의 자료들은 전부 나스에 저장중이다. 그래서, 휴대폰도 크지 않은 64Gb로, 노트북도 1Tb로 사용중이다. 부족한 저장공간은 수 테라바이트의 NAS가 보완중.
나스 vs 클라우드 서비스
탐색기(MS 윈도우즈)나 파인더(Mac OSX) 등에서 더블클릭만으로 사용
일반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도 인터넷만 되면 자료를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대개는 서버에 올려뒀다, 다운받아서 작업하고, 다시 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와중에 어떤 작업본이 가장 최신의 것인지 확인해가며 써야 하는데 이게 굉장히 혼란스럽다.
나스의 장점은 탐색기나 파인더에 직접 물려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설정해두면, 나스 주인도 편해지지만 가족들과 동료들에게도 간단한 작업만으로 활용하도록 할 수 있다.
공유작업에 있어서,
[된다, 안된다]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얼마나 [쉽게 되느냐] 하는 것이다.
이 글 가장 위의 사진도 나스를 노트북의 파인더에 직접 물려 쓰는 이미지이다. 노트북에 있는 파일들이 아닌, 나스 속 파일들의 모습.
클라우드보다 훨씬 큰 공간을 내 마음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는 수 기가의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는 문서 파일들의 운용에만 국한하는 수 밖에 없다.
일반적 서류가 아닌 사진이 좀 늘거나, 오디오나 멀티미디어 파일들이 포함된다면 무료 클라우드로는 언감생심이다.
수백 기가에서 수 테라까지 큰 디스크를 나와 지인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파일종류에 대한 봉인을 푸는 것과 같다.
지우기엔 그렇고 굳이 항상 들고 다닐 필요는 없는 파일들을 보존한다
누구에게나 이런 파일들 존재할 것이다.
오래된 스캔본, 오랜 가족들의 추억 사진, 오래 됐어도 보존해야할 문서들, 지워선 안 되는 멀티미디어 파일들...
가끔은 어디서든 열어보게 되지만 항상 지니고 다니기엔 용량만 잡아먹는 자료들이다.
자작 나스의 장점 vs 기성품 나스
나스가 좋은 건 알겠는데, 왜 만들어 쓰지?
애초에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관리에 재주가 있고 취미가 있는게 아니라면 나스는 사서 쓰는 편이 효율이 좋다.
그럼에도, 필자가 자작해서 나스를 쓰는 이유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자작 나스는 향후 입맛에 맞게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기성품은 일반적 용도에 높은 사양이 필요없다 보니, CPU, RAM 등의 사양이 낮은 편이다.
그런데, 나스 생활에 익숙해져서 이것저것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려면 고사양에 갈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기성품 나스는 저장공간의 확장 이외엔 업그레이드가 거의 불가능하다.
자작나스는 디스크의 확대 이외에도 CPU, RAM, VGA 등 모든 부품의 업그레이드와 교체가 가능하다.
자작 나스는 내가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도 아이폰과 갤럭시가 경쟁중이다.
나스 서버에서도 그러하다,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경쟁중인데, 다수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기성품에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조예가 깊어 조금 특수한 걸 쓰고 싶다면 난감한 경우들이 있다.
자작 나스는 무엇을 쓰고자 하건 OS 단계부터 내 맘대로 설치할 수 있다.
자작나스의 하드웨어 사양
최신의 게임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사무용으로도 쓰기 힘든 사양이다. 그러나 서버로는 bhyve를 돌릴 때 빼곤 충분한 성능을 내어주고 있다.
2020년 9월에 업그레이드(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중고 CPU+램+메인보드 세트를 사서 교체) 하기 전까진 plex만 잘 돌아가면 좋겠다 바랬는데, 지금은 bhyve에 성능 갈증이 심하다.
- CPU:
2009년산 Pentium E5200 2.5GHzCore 2 Duo (이렇게 낡은 것도 나는 재주가 좋아 잘만 쓰지롱~ 이라는 느낌을 주는, 10년 더 된 듯 기억도 희미한 CPU, 자작 나스 자부심의 결정체!) → Xeon E5-2470 2.30Ghz로 업그레이드!(2020.09) - RAM:
3G (서버를 취직시킨 사업장에서 애교를 부렸더니, 형님이 2G를 늘려주셨다. 옛날 사양이라 램 구하기가 어려울거라 짐작,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형님!) → CPU, 메인보드를 교체하며 32G로 업그레이드!(2020.09) - HDD:
3T + 400G + 130G (용량을 보다시피, 엄청나게 오래된 하드부터해서 하나씩 늘려나갔다. 현재는 더 꽂을 곳도 없다! 이 다음에 형님 사업장에 남아도는 컴퓨터 케이스 중에서 공간 많은 덩치 큰 녀석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 그러고 나면 하드디스크를 더 꽂을 수 있게 되겠지.) → 1Tb NVME SSD 추가(2020.09) - UPS:
EATON EATON ellipse ECO 650으로 보험을 가입했다. 불의의 정전사고에 배터리로 서버를 버티게 하며, 안전하게 서버를 shut down!
자작나스의 소프트웨어 사양
OS:
FreeBSD : 배우길 잘못 배워서, 리눅스는 다룰 줄 모른다. 일본인 지인으로부터 유닉스에 대한 키워드를 얻고 독학 하다보니, 지금껏 FreeBSD만 쓰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가 원하는 대답을 찾기 쉽진 않지만, 리눅스로 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보수적이고 안정 지향적인 성격 탓에 리눅스는 왠지 진보적이고 (보안상) 위험해 보여서 쓰지 않는다. 다른 OS에 대한 겁 반, FreeBSD에 대한 자부심 반으로 쓰고 있다.
Server Application:
- Plex Media Server :
현재 내 서버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듯 싶다. 영화 / 드라마 / 교육방송 / 강의녹음 등을 저장해서 편하게 보고 있다. 애플TV,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프로로 내 가족의 문화생활을 책임진다. 업그레이드 이후 성능이 원활해졌다.
- Transmission:
위의 Plex Media Server의 컨텐츠들을 자동으로 다운로드해준다. 특정 사이트들에 새롭게 올라오는 내용들 중에서 내가 정해둔 키워드가 포함된 torrent들을 받는다. - Youtube_dl:
유튜브에서 마음에 드는 컨텐츠 제작자를 만나게 되면 모든 영상물을 Plex Media Server로 다운 받아 필요할 때마다 시청한다. 광고여 안녕~ 특정 유튜버의 채널을 통째로 받아두고 순서대로 감상하기에 좋다. - Netatalk :
애플 제품들을 위한 나만의 인터넷 저장소 서비스다. 이것으로 나는 각종 문서 등을 어디서든 열람하고 수정 가능하다. - Apache :
Netatalk이 애플용 파일서버라면 이 녀석은 윈도우용이다. 윈도우를 쓰는 팀원과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설정했다. 사무실 내에서는 SAMBA를 쓰면 되지만, 외부에서도 접근하려니 위험한 듯 해서, SAMBA는 현재 서비스하고 있지 않다. - MySQL(MariaDB) :
예전에는 프로그램도 짜고 꽤 활용했었는데 한동안 용도가 없었다. WordPress를 사용하며 다시 소소한 프로젝트들에 사용중이다. - WordPress:
자작 나스에서 WordPress를 공인 도메인을 활용해 돌리게 됐다. 티스토리에서 오랫동안 나태했던 모습을 버리고 새로이 워드프레스를 시작(20190901) - bhyve:
서버를 업그레이드 한 이후로 새로 찾은 용도이다. 나름 신기술로, MS윈도우를 외부 접속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준다. 서버를 제온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고려하지 않았던 거라,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의 갈증을 느끼게 됐다.
다 적어놓고 보니 사양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용도마저 단출하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구현 하려면 굉장한 삽질이 필요했다. 여기 블로그에 하나씩 연재해 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