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연금보험을 위시한 변액보험의 단점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데, 필자의 눈에는 상품 자체의 단점보다는 판매/가입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가 주로 문제이다.
변액보험이 펀드와 비교해서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제대로 알고 비로소 가입해야 한다.
10년 ~ 15년은 지나야 겨우 원금된다는 등의 이야기는 주로 사업비 탓, 그리고, 보험사와 상품을 잘못 고른 이유이다.
필자가 오랜 세월 변액보험과 펀드를 판매하며 비교한 내용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진짜 단점 4가지
펀드와 비교했을 때 제한적인 펀드의 가짓수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는 수천종에 달한다. 그리고, ISA와 같은 계좌형 상품은 계좌를 트고 해당 금융사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담을 수 있다.
거기 비해, 변액보험은 보험사의 상품내에 종속적이어서 많아도 50종류 언저리 내에서 선택하게 된다. 심지어 동일한 보험사의 변액보험들 간에도 탑재된 펀드의 가짓수가 상이하다.
보험사와 상품을 잘 골라야 하는 이유이다.
콕 찝어서 "자동차 산업"에 투자하고 싶다든지, "베트남"에 투자하고 싶다거나, "달러"에 투자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입맛에 맞는 펀드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렇게 섹터나, 지역, 화폐 등을 선택하는데는 가입자의 선구안이 필요할 것이다.
증권사 직원에 비해, 보험설계사의 상대적으로 낮은 지식
당연히, 모든 증권사 직원들이 모든 보험사 직원들보다 지식수준이 높단 말은 아니다. 일반적인 수준이 그러하다.
보험설계사는 암/뇌질환/심장질환/재해 등의 각종 위험에 지식을 쌓고, 금리를 기반한 안정자산에 좀 더 특화된 전문가집단이다. 이러한 안정을 바탕으로 생애재무설계를 해내는 것이다.
환헷지,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 경제 사이클, 국가간 힘의 논리에서 미래사회 전망까지... 어려운 개념과 용어가 난무하는 투자영역에서 증권맨과 경쟁하기엔 보험설계사로선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변액보험은 물론이고, 근처에도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
변액보험이라지만, 투입되며 차감되거나, 쌓인 돈에서 차감되는 비용이 과도하게 큰 특이한 상품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자칫 관리를 잘못 하면 굉장한 손해를 보고 회복하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를 모른 채 홍보∙판매되고 있으며, 심지어 굉장한 인기몰이중이다.
게다가, 변액보험이 아닌 위험한 유사상품들도 기승이다.
정확히는 변액보험이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의 달러종신/달러연금 같은 상품이 있다. 특히, 달러종신보험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입하면 겪게 될 문제도 크다.
증권사 근처도 가지 않을 사람에게 찾아가 방문 판매한다
필자는, 변액보험상품이 나쁘다고 얘기하는 모든 근원은 방문판매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자기 발로 증권사를 찾아서 펀드나 주식을 하는 것과 판이한 차이이다. 대개의 경우, 펀드는 창구 밖에서 원격 계약이 불가하다. 증권사 근처도 가지 않을 사람들을 영업사원이 찾아가서 구슬러가며 위험상품을 가입시킨다는데서 큰 단점이 있다고 본다.
이런 영업형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계약체결 과정을 심사하는 수준이 펀드보다 더욱 엄격하다.
이 과정을 더∙더∙더 면밀히 통제한다고 해도, 결국 ①이미 위험함을 알고 ②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증권사 펀드에 비해서는 민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필자는 증권사와 보험사의 투자상품을 모두 취급하다보니, 양측을 모두 경험해오고 있다. 증권사 창구에서 놀라운 속도로 가입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놀라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의 펀드가 오히려 사후 문제가 덜하다. 고객들이 펀드는 알만큼 알고1 스스로 찾아와 가입하기 때문이다.
오해에서 비롯된 단점
펀드와 비교했을 때 사업비가 무조건 높은 건 아니다
이건 펀드도 수수료/보수가 있음을 잘 모르고 가입한 탓이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선취/차감되는 금액에 예민하다. 선취되고 투입된 금액이 자신이 부담한 금액과 즉시 차이가 나니 그러하다. 그런데, 운용보수까지 함께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입 초기의 선취비용은 변액보험이 높다
투입 전 차감되는 선취수수료(증권사 펀드)나 사업비(변액보험)와 위험보험료(변액보험)를 대강의 수치와 함께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현재 판매되는 저축성 변액보험은 대개 7%~10% 정도, 과거에 판매된 것은 10%~20% 정도 차감하고 펀드에 투입된다. 이 차감 비율은 상품에 따라 다른데 가입초기 7년에서 10년 정도까지 그러하며, 이후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보장성 변액보험은 납입기간 동안 30%~40% 정도 차감되고 펀드에서 운용된다. 보장성 변액보험의 경우는 펀드와 선취수수료/사업비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감률이 높다. 그럼에도 보장성 보험에 있어 변액보험은 더욱 유리한 점을 가진다. 높은 예정이율로 보험료가 금리형 보장성보험보다 저렴하게 책정된다는 점.
이런 비용은 저축성의 경우, 7~10년까지, 보장성의 경우 불입기간 동안 크게 떼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기간들이 지나면 선취비용에서 변액보험이 펀드보다 낮을 수도 있다. 이 말은 펀드보다 변액보험의 불입액이 더욱 온전히 펀드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말과 같다.
잔고에서 녹여내는 운용보수는 펀드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펀드와 비교했을 때 변액보험의 장점이 될 수 있다.
ETF도 운용보수가 있어요.
최근에 필자가 상담한 분들에게 일러드린 말씀이다. 그러면, 한분도 예외없이 아래의 말이 돌아왔다.
아니, 그럴 리 없어요. ETF는 그냥 갖고만 있으면 떼는 거 없어요.
그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그만이라구요.
한경증권: 나도 모르는 새 내고 있었네…ETF의 숨어있는 비용
상세한 자료를 보고서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믿는 둥 마는 둥 했다.
ETF 또한 펀드이며, 수수료, 보수, 세금등이 있다. 다만, ①너무 복잡해서 혹은 ②없다고 여긴 채 상담없이 HTS로 직접 매수하며 모르고 있었을 뿐.
이렇듯 많은 고객들이 잔고에서 녹여내는 운용보수에는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 했다.
게다가 운용보수는 매일 잔고를 녹여내기 때문에 시황의 등락에 그 중요성이 묻혀버리게 되니 가입자가 더더욱 인지하지 못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 운용보수에 있어 변액보험이 펀드보다 훨씬 저렴하다.
따라서, 펀드를 장기간 투자, 잔고가 대형자금화되면 운용보수가 엄청나게 된다.
단중기 투자엔 펀드를, 중장기 투자엔 변액보험이 유리하다
간략히 정리하자면
변액보험은 많이 떼고(높은 사업비) 펀드에 투입해서,
적게 떼며(낮은 운용보수) 운용한다.
반면, 펀드는 적게 떼고(낮은 선취수수료) 펀드에 투입,
많이 떼며(높은 운용보수) 운용한다.
변액보험은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로 초기투입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불리하지만, 장기로 갈수록 이런 비용이 줄어 펀드투입비율이 높아진다.
이 말은 단중기 투자엔 펀드가 유리하고, 장기 투자엔 변액보험이 보다 어울림을 의미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펀드에 있어 단순화되고 흔한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 100만원씩 투자하려니, 변액보험은 10만원(사업비+위험보험료)씩 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그래서 적립식 펀드를 가입해서 꾸준히 불입하며 세월이 흘러 수익까지 합쳐 2억원이 되었다.
- 연간 1% 운용보수 상품이라면 잔고 2억원의 1%인 200만원/년, 즉 매월 17만원 정도씩 녹여내게 되는데
- 가입자는 모르고 있다.
Photo by cottonbro from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