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신혼살림에 10만원을 넘기는 태아보험/어린이보험의 제안을 들으면 고민할 분들이 많다.
이 정도 비용이면 태아보험/어린이보험이 과연 필요한가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이럴 때, 설계사가 100세만기보다 저렴한 30세 만기를 권유하곤 한다. 나름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 ①30세 이전엔 별로 안 아프잖아요.
- ②다른 아이들의 절반만 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으세요?
- ③예전엔 어린이보험이 전부 20~30세에 만기가 끝났거든요.
- 이걸 유지하다가 ④15세가 되면 그 때 제대로 된 성인용으로 가입시켜줘요.
여기에 한마디 더 보태기도 한다.
- ⑤선택과 집중 아시죠. 어린이 시절을 선택하면 제대로 집중해 주셔야죠. 반토막이 뭐예요.
필자는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30세 full 보장이 아니라, 100세 절반보장을 권한다.
이유는
태아보험을 100세 보장으로 가입하는 것은, 현존하는 모든 보험들 중에서 가장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아래 묶음 총정리글의 일부입니다. 함께 읽으면 더욱 도움될 것입니다.
아래를 차근히 따라가 보자.
어린이보험 30세만기 주장을 반대하는 근거
결론이 되는 가장 큰 원리를 먼저 짚고 넘어가자
동일한 보장을 30세와 100세만기로 설계하면 아래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 100세 만기는 10만원x20년
- 30세 만기는 5만원x20년을 지내고, 훗날 30세부터 7만원x20년
보험의 가성비는 길고 긴 만기로 인한 장기간에 걸친 할인에서 나온다
①아이 때는 별로 아프지 않는다구요?
엄마아빠는 바램을 묻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을 관리하는 보험설계사가 이런 얘길하는 것은 자격미달이다.
30세 이전에 안 아플거라 생각하면 보험에 왜 가입하세요?
남들 다 하니까? 그래도 모르니까? 남편은 보험이 싫은데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서?
행여, 30세 이전에 크게 아프면, 그 이후 보험가입이 어려워진다. 가입되어도 불리한 조건. 가입을 받아주지 않으면 영영 보장이 없는 채 살아가야 한다.
②절반만 해주는 부족한 부모가 되고 싶지 않다구요?
보험금이 절반인 건 싫고, 기간이 1/3인 건 괜찮은건가
어쩌면 조삼모사보다 더 어리석은 건지도 모른다. 7개의 사과를 전부 아침에 받아 들고는 흡족해 하는 모습이다.
먼 훗날까지 나누어 받아야 할 보장을 전부 30세 이전으로 당겨둔 것 아닌가.
자세히 세어 보면, 아침에 전부 받는 조건으로 6개만 받아쥔 모습.
애초에 절반이라는 개념에도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 성인용 보험을 보험사 full 사이즈로 가입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유독 어린이보험만 full 사이즈를 제대로 된 보험이라고 인식하는 것도 잘못이다.
설계사가 딱 떨어지는 숫자 1억을 고집하며 30세만기로 부추기는 것도 우스운 논리이다.
③옛날엔 어린이보험이 전부 20~30세였다구요
맞다. 오랫동안 보험사들은 어린이보험이란 이름에 갇혀 보장을 정말 유년기∙청소년기만 가능하도록 했었다.
그러다, 어느날 상품명에 연연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보장을 청년기까지 그리고 100세까지 보장되도록 바꾸었다.
여기서부터 어린이보험이, 어린 시절의 보장 뿐만 아니라, ①성인기의 보장까지, 거기에 ②장기간 할인에 의한 엄청난 가성비의 시대가 열렸다.
그렇게, 100세 어린이보험의 시대를 열고선 30세 보장만기를 그렇게도 헐뜯었다. 멀쩡한 어린이보험을 30세 보장은 짧다며 100세 만기로 갈아태웠다.
당시의 논리를 몇가지만 살펴보자. 현재의 30세 어린이보험을 돌아보게 된다.
- 부모가 곁을 보살피지 못 하는 날이 와도 이 보험은 아이를 지켜줄 거예요.
- 어른되면 새로 보험을 가입, 또 20년 낼 거예요?
- 내 자식, 죽으면 돈 나오는 생명보험이 필요하신건 아니죠?
③15세에 제대로 된 보험을 할 거라구요?
15세 이전까지의 보험료가 아깝다. 나중에 좋은 보험 해줄건데.
위와 같은 생각은 일견 문제없어 보인다. 다만, 아래의 문제가 있을 뿐.
- 15세 이전에 병력/재해 이력이 생길 수 있다
이러면 15세 시점에, 보험가입을 거절 받거나, 불리한 조건을 제시 받을 수도 있다. - 15세가 되어 가입하는 보험은 이전의 보험보다 가성비가 낮다
거듭 강조하지만, 보험은 긴 기간 할인받는데서 가성비가 나온다. 0세부터 100세까지보다, 15세부터 100세까지는 기간이 줄어든 것이니 할인율이 줄어들게 된다.
15세에 성인보험을 가입시키는 건, 과거의 만기가 짧은 어린이보험만 있었을 때의 얘기다. 행여 우리아이가 성인보험을 가입하기 전에 병치레를 겪고 새보험을 거절받을까봐 중복의 기간을 가지던 방법이다.
100세 어린이보험이 존재하는 지금, 15세에 갈아태울거라며, 미리부터 짧게 가입하는 것은 권할 만한 방법이 아니다.
④우리 아이 보험을 대상으로 선택과 집중이라...
필자생각에 가장 황당한 경구이다.
아이의 미래를 놓고 도박성 짙은 이야기로 배팅하지 말자.
못 먹어도 고!와 비슷하게 들린다.
100세까지 보장 받으면 비싼데 싸다
보험 뿐만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구매에 있어서도 필자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이건 비싼데 싸요
눈치있는 독자는 바로 알아챘을 것이다. 가성비를 말한다.
보장만기가 길어야 보험료의 가성비가 올라간다 = 적용이율의 마법
100세 보장만기의 경우, 월납액도 총납입액도 30세 보장만기에 비해 부담이 커진다. 장년 혹은 노년기까지 포함하면 아프고 다칠 일이 커지니 보험료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100세 만기는 보장혜택에 비하면 저렴하다. 실제가치에 비해 싸서 가성비가 높다는 얘기.
물가 혹은 금리에 의한 할인이 그 주역이다.
미래의 보장을 위해 미리 돈을 내는 것이니, 기간으로 복리할인을 받게 되는데, 이 기간이 길면 길수록 할인폭이 커진다.
태아보험으로 100세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현존하는 모든 보험 중에서 가장 큰 할인을 받는 방법
100세 어린이보험이 열리고 나서 가질 수 있는 큰 혜택이다.
30세 만기로 가입해서 30세가 되면 만나게 될 일
큰 병치레 없이 30세를 맞으면
대부분의 가정에서 일어날 일이다.
무사하게 30세를 맞이하는 것. 부모와 당사자 모두의 바램이다.
아무런 혜택도 보지 못 했는데, 사라질 보험료를 적게 내어서 다행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 줄였다지만, 사라진 돈의 총액이 아까울 것이다.
- 어린이보험 당시보다 비싼 비용으로 새로 20년을 납입하기 시작해야 한다.
보험이 사라졌으니, 제로보장에서 보완을 하려니 부담이 크다.
예전에 아이 어렸을 때 했으면 저렴했을 건데,
①그 때부터 내가 내어줬으면 지금 다 내고 보장만 남았을텐데, ②이제부터 아이가 첫 월급부터 비싸진 보험료를 내야 하는게 후회돼요.
큰 병을 치르고 30세를 맞으면
이건 큰 문제다. 자고로 아픔을 겪고 나면 보험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다.
보험의 혜택이야 보겠지만, 끝없이 밀려드는 후회는 왜 짧게 했을까하는 것이다.
새로 보험을 가입하려니, 언제, 어떻게, 얼마나 아팠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불편하다.
악조건으로 보험을 가입 받아주겠다는 말도 유쾌하지 않다.
심지어, 아예 가입을 받아줄 수 없다는 얘길 듣기도 한다.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절반 보장의 100세 만기로 하라
어린이보험을 30세 만기가 아니라 100세 만기를 주장했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태아보험/어린이보험은 해당 기간의 보장에도 의미가 있지만
- 성인보험을 가장 싸게 가입하는 방법으로 가성비가 높다
- 성인보험을 가입하기 전에 불행을 만나면, 이후의 보험준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full 보장, 1억 보장에 연연하지 말자.
형편에 맞게 보장을 고르게 줄여서 가입하자.
그리고, 15세 되고 30세 되면 깨고 새로 가입하지 말고, 기존의 든든한 100세 보장 위에, 필요한 보장만 얹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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