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겐 근로자의 잦은 이직을 방지하고, 근로자에겐 목돈 자산의 형성을 돕는다.
이런 좋은 취지가 양자간 입장의 차이로 고스란히 문제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가 이직 기회를 박탈하는 족쇄로 작용하는 문제점이 그것이다. 또한, 회사를 떠날 수 없다는 약점으로 사내 갑질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같은 사안에 대한 2가지 큰 시각차와, 그 문제점을 살펴보자.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문제점을 일으키는 입장의 차이
잦은 이직의 방지? vs 이직기회의 박탈?
서두에 [잦은 이직 방지]라는 것을 이 제도의 주 목적으로 적어 두었지만, 이는 기업의 입장이다. 경영에 있어 인재의 안정적 수급이 중요한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근로자 입장에서는 [이직기회 박탈]의 첨병이 된다.
같은 사안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다.
다양한 저축 지원제도들 중에서도 특히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에서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긴 기간에 있다.
재직자란 단어가 빠진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구별 짓자면, [청년내일채움공제]는 2~3년의 기간을 만기로 갖는데 비해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만기가 5년으로 부담스러운 기간이다.
- 청년내일채움공제: 2~3년, 신입 대상
- 청년재직자내일채움공제: 5년, 기존 재직자 대상
자칫 젊은 근로자에게 다른 기회를 놓치게 하는 기간일 수 있다.
[덤]이어야 마땅할 추가 적립금? vs [정당한 임금]의 지급 유예?
또 하나의 시각차가 존재하는데, 이 또한 불화의 씨앗이다. 이건 모든 저축 지원제도 공통의 문제점.
애초 도입 취지는 저축에 [덤]을 얹어 목돈을 손에 쥐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느낌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추가로 주는 것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나아가 내 것을 늦게 주는 것 같은 착각 마저 일어나는 듯 하다.
그런데, 이런 식의 심리 문제만도 아니다.
이 저축이 인질이 되어 연봉협상에서 불리해진다든지, 다른 복지가 줄어든다든지, 근로계약을 위반하는 착취 따위의 악용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덤을 주는 대신 다른 걸 깎는 것이니, 더이상 덤이 아닌게 되어 버린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의 문제점 정리
인센티브인가, 족쇄인가
위의 두가지를 묶으면 인센티브인가 족쇄인가 하는 문제로 압축된다.
덤이라고 생각하면 과감히 버리고 관둘 수도 있겠으나, ①정당히 누려야할 임금이나 복지 대신 약속된 거라면 포기하기 어려울게다. 게다가 ②잃어야 하는 금액이 크다면 더욱 힘들 것이다.
연봉 500만원을 더 주겠다는 기업이 있을 때 이 제도의 만기를 1년 남긴 근로자가 쉽게 이직할 수 있을까.
48개월을 채운 근로자를 가정해보자.
1년을 마저 채우면 내돈에 공돈까지 얹어 3천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하지만, 5백만원의 추가 연봉이 없는 생활을 이어가야 하게 된다.
1년을 마저 채우지 않는다면, 국가지원 1080만원과 기업지원 960만원으로 2040만원을 날려야 한다.
그렇다고, 1년을 마저 채우고 그 회사를 가면 날 위한 자리가 남아 있을 리는 없다.
사내 갑질을 키우는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옴짝달싹 하지 못 하게된 직원에게 회사가 갑질1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당한 처우가 발생해도, 이 제도에 가입한 부하 직원은 저항이 적으니 그러하다.
금전을 인질로 하대를 하는 것이다. 회사를 함부로 나갈 수 없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대우와 비교하는건 무리일까.
잡힌 고기에게 먹이 주는 사람 봤나.
제대로 먹이를 받아 먹지 못 하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해당 근로자가 이 회사를 쉽게 나가지 못 한다는 약점을 쥐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