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취급하는 상품 중에 메트라이프 유니버셜 달러 종신보험이 있다.
그런데 이 상품을 목돈 만들기 삼아 가입하는 분들이 많아 보인다. 가령, 1억원을 불입해서, 3%로 최저보증된 높은 이자를 받아 1억 수천만원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장기 저축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투자한 원금에 못 미치는 돈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고 가입하는 듯 하다.
달러종신보험은 저축으로는 절대 생각하지 말아야할 치명적 단점들을 안고 있다.
간략히 말하자면
①무지막지한 사업비로 원금되기도 어렵고
②달러로는 원금돼도, 원화로는 얼마가 될지 모르며
③납입을 마쳐도 평생 사업비를 차감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달러로 생명보험을 준비할 사람들에게만 매력적일 이 상품을, 왜 저축이나 투자로 착각해선 안 되는지 2편에 걸쳐 글을 쓴다.
이제 상품의 특징을 살펴보자.
유니버셜 달러 종신보험은 최저보증 3% 투자로도 원금되기 어렵다
①유니버셜 기능을 가진 ②달러로 내고 달러로 받는 ③종신보험이다. 이 단어들에서 기본 특징을 설명하고자 한다.
유니버셜 기능은 납입을 쉴 수도 있는 기능이지만, 사업비를 평생 차감하는 구조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상품은 초기에는 신계약 사업비1가 발목을 잡고, 후기에는 자연식 보험료가 목돈을 파먹는다.
유니버셜 기능은 납입에 있어 융통성을 가질 수 있는 기능이다. 잠시 납입을 쉬어도 그간 쌓여 있는 금액내에서 보험료를 충당해 가며 실효나지 않고, 보장이 지속하는 보험이다. 그런데, 이 융통성을 갖기 위해 자연식 보험료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 평준식 보험료: 보장 기간의 위험보험료를 일정 기간으로 단축해서 내는 형태. 60년 보장인데, 내는 건 20년만 낸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일반적인 대부분의 보험 형태로, 안 내면 실효된다.
- 자연식 보험료: 보험료를 평준식 보험료와 같은 형태(60년 보장, 20년 납입 같이)로 내지만, 구조 내부적으로는 쌓인 금액에서 그 달 그 달의 위험보험료를 차감해가는 방식이다. 장점은 짧은 기간 불입을 쉬어도 보장이 유지된다는 점. 단점은 평생 위험보험료를 차감하는데, 이 차감액이 나이 증가에 따라 점점 커지는 구조이다.
행여 저축으로 마음 먹고 가입했는데 목표 기간 내에 목표 금액이 달성되지 않은 채 장기화 되면, 이 자연식 보험료가 해약환급액을 속에서부터 갉아 먹어 목표 금액을 다시 한번 멀어지게 한다.
달러로 원금된다고 했지, 원화로 원금된다고는 안 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달러로 보험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①고정된 달러 금액으로 보험료를 불입하고, ②고정된 달러 금액으로 해약환급금(3.0% 최저보증)이 쌓이고, ③고정된 달러 사망보험금 ④고정된 달러 적립금(해약환급액)이 생긴다.
④의 달러 적립금을 원화로 바꿀 때 얼마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달러로는 원금이 될지도 모르지만, 원화로는 얼마가 될지 모른다.
원화로 바꾼 해약환급금(적립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가입안내서에 예시된 사망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의 미래 예측치는 달러이다. 3.0%의 최저보증이율의 해약환급금이 쌓여가는 것은 달러를 그렇게 보증해 준다는 것이다. 원화로 바꾸면 얼마가 될지 모른다.
또한, 투자대상화폐를 갈아탈 수 없다. 주식을 하든, 펀드를 하든, 변액보험을 하든 투자에서는 갈아타기가 가능한 것이 필수이다. 장기투자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상품은 종목변경/펀드변경/대상화폐변경 등이 없다.
유로화로 갈아탄다든지, 위안화나 엔화로 갈아타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하다.
달러 가치가 오르기만 빌어야 하며,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내리기만 기도해야 한다. 실제로는 달러/위안/유로/엔화가 자국의 무역이익을 위해 서로 자국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쟁에 들어 있다.
매달 내는 보험료가 변한다 = 적립식 투자의 효율이 낮다
고정된 달러로 불입하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원화 보험료는 변동하게 된다. 자동이체 통장을 확인하지 않다 보니 이 조차 모르고 가입하신 분을 여럿 봤다.
적립식 투자의 기본은 쌀 때 많이 사고, 비쌀 때 적게 사서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다.
그런데, 달러종신보험의 변하는 보험료는 쌀 때는 많이 사지 않고, 비쌀 때는 추격매집하는 비효율 투자이다.
원화로, 가격이 변하는 물건을 매집해 가는 점에서 유사성을 띠는 적립성 펀드와 비교해보자.
- 적립식 펀드는 매월 같은 금액으로 다른 양의 좌수를 매수하게 된다.
비싸면 덜 사고, 싸면 더 삼으로써 최적의 효율을 자동 발휘하는 구조이다. 10,000원으로 사과를 사 모으는데, 500원 할 때는 20알을 사지만, 1,000원 할 때는 10알을 사게 된다. ← 10,000원이 고정 투자된다. - 달러 유니버셜 종신보험은 매월 달라진 원화로 같은 달러를 사게 된다.
비싸면 비싼대로, 싸면 싼대로 같은 금액의 달러를 맹목적으로 매수한다. 위와 같이 사과가 500원 할 때는 20알을 10,000원에 사는데, 가격이 올라 1,000원이 되면 같은 20알을 20,000원에 사게 된다. 그것도 상기의 사업비를 무지막지하게 떼고 남은 금액으로. 적립식 펀드의 방식보다 효율이 현저히 낮다. ← 사과 20알이 고정 투자된다.
사업비가 커도 너무 크다
적용이율이 3.0%로 높은 종신보험은 한마디로 생명보험에 최적화된 상품이며 저축과는 거리가 멀다. 살아서 저축이 아니라, 죽은 후 상속세에 최적화된 상품이다.
최저보증 이율이 3.0%라는 것은 적용이율(구:예정이율)이 이렇게 높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이다. 보험을 꽤 깊게 아는 사람은 이 적용이율이 높을 수록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싼 보험료에 높은 보장을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저축 용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적용이율이 높다는 것은 할인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같은 사망보험금에 보험료가 작다 → 같은 보험료로 사망보험금이 크다 → 더 높은 비율의 금액이 사망부문에 쓰인다 → 같은 종신보험 상품들 중에서도 차감되는 사업비가 크고, 원금이 되는데 오래 걸린다는 뜻이다.
추가 납입의 ①기간과 ②한도가 제한적이며 ③수수료가 엄청나다.
보증형의 경우 납기내에만 추가납입이 가능하다. 평생 자유롭게 입출금하며 (이익이 났을 때 이야기지만) 비과세를 누리겠다는 생각은 말아야 한다. 납기를 지나게 되면 추가납입에 의한 회복/상승 도모조차 해볼 수 없어 그저 달러가치 오르기만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추가납입의 한도가 150%로 일반적인 종신보험의 200%보다 턱없이 작다.
추가납입의 수수료 또한 높다. 보증형의 경우 5.0%, 무보증형의 경우 1.5%이다. 일반적인 추가납입 수수료보다 꽤 높은 편이다. 5% 차감되어 들어간 추가납입금이 달러로라도 원금이 되려면 이 또한 2년 가까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