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을 잘못 가입했다 후회하거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장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들이 많다. 이럴 때 보험 리보델링을 많이들 생각하게 된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싸고 같은 보장이면 좋은 보험일거라 생각하고 있다. 옳은 말이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경우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 싼게 무조건 좋은건 아니다. 적립/환급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소멸형은 무조건 저렴할 수 밖에 없다. 소멸형은 소멸형끼리 비교, 납득할만하게 저렴한지 따져봐야 한다.
- 같은 보장을 전제하지만, 약관상 보장이 다른 경우가 많다.
- 이제는 보험사 선정에도 신중해야 한다. 정말 같은 보장과 같은 환급성에 저렴하다면 그 회사의 건전성도 살펴야 한다.
같은 보장에 더 저렴하다는 게 왜 문제인지 아래부터 확인하자.
같은 보장이면 무조건 싼게 좋다고?
필자가 자주 드리는 말이 있다.
보장을 논하는 자 보험료를 살피라. 보험료를 논하는 자 환급성을 살피라.
많은 설계사들이 이렇게 보험을 리모델링하면, 같은 보장에 30만원 하던게 20만원으로 줄어든다고 얘기한다.
소멸형/무해지/저해지로 환급성을 고치면 저렴한 것은 당연지사. 또한 납입기간을, 20년납에서 30년납으로 70세, 80세납으로 길게 잡음으로써 월간 부담액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30년납에 저해지 소멸형이라든가, 100세납에 갱신형이라든가 하는 것이 보험료를 낮추는 대표적인 형태이다.
그리고, 같은 보장이라는 말 자체부터 의심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에서 살펴보자.
애초에 같은 보장이 아니다
진단금 3000만원의 3가지 상품
-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 중 하나에 걸리면 3천만원 → 부분 적립
- 암 1천만원, 뇌출혈 1천만원, 급성심근경색 1천만원 = 3가지 질병에 모두 걸리면 3천만원 → 소멸
- 암 3천만원, 암에 걸리면 → 소멸
제일 먼저 확인할 것은 암에 대한 정의부터 살피는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암이라고 부르는 병이라고 모두 일반암 진단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판단은 약관을 따르게 되는데, 보험에 있어선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점막내암 등이 주로 일반암에서 빠지고 소액암으로 분류 되는데, 구체적인 부분에서 보험사마다 상품마다 상이하다. 심지어 한 보험증권 안에서도 암의 정의가 여러가지이다.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갱신형/비갱신형, 소멸/적립/환급에 관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갱신형보다는 비갱신형이 좋고, 소멸보다는 적립이 나은 면이 많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덮어 놓고 갱신형 나쁘다느니, 소멸이 좋다느니, 그런 것 없다.
상기 1. 2. 3.의 3가지 상품은 우열이 없고,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납부할 보험료와 받을 보장, 소멸액과 적립액을 두루 비교해야 할 것이다. 아주 간결한 비교에서도 혼돈이 온다. 여기에 암수술비,암입원비, 암통원비, 암생활비의 포함 유무를 포함하면 훨씬 복잡해진다.
같은 보장이 아니라 유사한 보장의 관점에서 봐야할 것이다. 정말 같은 보장에 저렴한 보험은 동시기 동일보험사의 저해지/무해지 상품일 것이다.
사망보험금 1억원의 2가지 상품
- 사망시 1억원
- 상해사망 1억원 + 질병사망 1억원
2.의 경우 사망보험금이 한 푼도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자살이 그러하단 것은 상식으로 아는 사람들이 꽤 되겠지만, 이외에도 너무 많은 사례들에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
아래의 기사를 보자
같은 보장이 아니라, 동급 보장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저렴한 보험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동급으로 설계하면 무조건 싼 보험이 최고?
비유를 들어 말하자면, 쏘나타, K5, 말리부, SM5는 같은 차인가? 동급 차량이 옳은 표현이지 같은 차는 아니다. 같은 명칭의 차도 해마다 버전이 달라져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왠만큼 보장을 유사하게 설계했을 땐 싼 보험을 선택하면 될까. 과거에도 중요했는데, 이제야 서서히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보험사의 선택 문제이다. 보험회사 ① 혼자 망할 수도 있고 ② 다른 회사에 팔릴 수도 있고 ③ 다른 회사에 안 팔릴 수도 있다! 싸고 좋은 보험을 팔고 있는 회사라면 한번 더 살필 차례다.
한국 회사인 척하는 외국 보험사를 조심하라
과거 체어맨이라는 차를 알 것이다. 당시, 쌍용자동차에서 나온 플래그쉽 고급 차량 이었으나, 제조사가 외국으로 넘어가며 격이 추락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다만, 차라는 것이 소모성 자산이다 보니, 국민들에게 나쁜 기억이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오래도록 해외 브랜드를 쓰던 보험사들은, 사실 해외 브랜드만 빌려 쓰는 국내 자본의 독립 법인들이었다. 오랜 전통의 외자계 브랜드를 자랑삼아 광고하던 보험사들이 2008년 금융위기 때 일제히 본사의 위기와 무관하다고 표변했던 근거이다.
그런데 현재는 상황이 반대이다. 일견 국내사의 이름을 쓰고 국내사라고 여겨지는 보험회사들 중 일부가 해외 자본에 인수되었다. 짧게 타고 교체하는 자동차와 다르다. 쌍용차의 피인수 이후의 소식은 많이들 알 것이다. 그들은 한국의 자그마한 시장을 탐낸 것이 아니라, 자동차 제조 기술만을 갖고 싶어 했던 것이다.
만에 하나, 금융에 있어 해외자본의 먹튀가 발생한다면 끔찍하다...
재정이 탄탄한 보험사를 선택하라
고액 자산가들 중에 보험에서 브랜드를 크게 따지는 분들이 있다. 본인이 제대로 알지 못 하는 전문 분야에 있어, 많은 사람에게 선택 받은 브랜드를 고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지금까지 보험사는 아무리 어려워져도, 다른 보험회사가 인수해서 보장을 이어 간다고 상식이 되어 있었다. 국가가 보험사 망하는 꼴을 그냥 놔두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도 해왔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막아줄 수 없다!